대구환자들 서울로 서울로…진료비만 年 1000억원

  • 이효설
  • |
  • 입력 2012-02-29 08:01  |  수정 2012-02-29 08:32  |  발행일 2012-02-29 제1면
[효율과 집중의 그늘 .2] 무너지는 지역의료<상>
KTX 등 교통수단 발달로
암환자 上京진료 가속화
지역의료 공동화 우려돼
20120229

지난 한해 수도권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대구지역 환자가 무려 10만명을 웃돌고, 그 진료비만 1천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러시를 이루고 있는 지역 환자들의 수도권 원정 진료는 유능한 의료진의 지방탈출 현상을 불러오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대구를 비롯해 영호남 지역 의료계에선 ‘의료 공동화(空洞化)’라는 초유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선 정부가 수도권 중심의 의료정책을 하루빨리 손질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수도권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대구지역 환자수는 11만9천764명이며, 이들을 위해 지원된 건강보험 진료비는 모두 909억3천여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의료 원정에 따른 지역 환자들의 건강보험 진료비가 2008년 760억원, 2009년 820억원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2011년엔 1천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부분과 교통·체류비 등을 감안한다면 지난 한해 1천억원이 훨씬 넘는 돈이 대구환자와 가족을 통해 수도권으로 흘러간 셈이다.

2010년 한해 전국적으로 수도권에서 원정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41만명으로, 진료비는 총 2조1천52억원에 달했다.

특히 암을 비롯한 중병환자들의 수도권 원정 진료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주승용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가 제출한 의료전달체계 현황(2010년)을 분석한 결과, KTX 등 이동수단의 발달로 인해 서울로 진료를 받으러 가는 암환자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경우, 서울로 이동한 암환자 비율이 2002년 6.8%에서 2008년 19.9%로 13.1%포인트 증가했다. 경북지역은 29.6%에서 41.9%로 12.3%포인트 늘어났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기간 광주지역 암환자의 서울 이동비율은 18.9%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남도 서울로 이동한 암환자 비율이 53.3%에서 67.6%로 14.3%포인트 늘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손숙미 의원(새누리당)은 이같은 추세에 대해 “수도권으로 지방환자 쏠림이 가속화되면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수도권과 지방간 보건의료 불균형이 심화돼 지역경제의 악화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의사와 간호사들도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

대구지역 임상수련병원들은 수련의(인턴·레지던트)를 못구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반면, 서울대병원과 삼성의료원을 비롯한 이른바 서울의 ‘빅4 병원’은 지원자가 쇄도하고 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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